개발자 네트워킹 파티 회고(feat. 테오의 놀이터)

Mar 20, 2025

테오의 놀이터 이미지

시니어 프론트엔드 개발자 테오님과 비즈크러시에서 주관하는 개발자 네트워킹 파티인 테오의 놀이터에 다녀왔어요.

3월 초, 링크드인을 보다가 테오의 놀이터의 모집 글을 보게 됐어요. 한 번도 오프라인 네트워킹 을 참여해본 적이 없어서 참여 신청하기를 약간 주저했었는데, 주식 게임을 매개로 한 굉장히 가벼운 느낌의 소개 글을 보고 '재밌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신 차려보니 이미 신청 폼은 제출돼있었답니다.. 🙃

80여 명 정도의 참여 인원을 모집하는 거라 뽑힐 확률이 굉장히 작다고 생각했는데 감사하게도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어요.

이런 자리가 처음이고 낯을 좀 가리는 편이라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약간 걱정을 했었지만 회고해보니 굉장히 만족스러운 하루였어요.

🧊 아이스 브레이킹

행사 장소에 도착하고 닉네임이 적힌 이름표를 받은 뒤 제비를 뽑아 랜덤으로 자리를 배정받았고 간단한 자기소개와 스몰토킹 후에 아이스 브레이킹을 위한 작은 게임이 진행됐어요.

사전에 제출한 참여 신청 폼에 "자신을 5글자의 단어로 나타낸다면?" 이라는 질문이 있었는데요. 이 5글자 단어의 일부분만 공개한 뒤 어떤 단어인지 그림을 그려서 맞히는 게임이었어요!

저희 그룹에서 다른 분들의 단어는 쉽게쉽게 맞혀가는 분위기였지만 제 단어인 성OO고O는 끝내 정답이 나오지 않았답니다.. 😂

이어 진행된 게임에서는 서로의 얼굴을 5초간 돌아가면서 그려주는 게임이 있었어요! 아쉽게도 사진을 못 남겼지만 시간이 아주 촉박해서 굉장히 허술한 그림들이 나와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

즐거운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굉장히 단시간에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

이후, 후원사인 비즈크러시의 대표님과 테오님의 개회사가 있었고 본 행사인 주식 게임을 시작했어요

📈 주식 게임

주식 게임 이미지

행사에서 진행한 주식 게임은 테오님이 작년에 개최하신 Teo Conf 2024에서 '하이안'님이 발표한 30명의 심리싸움, 오프라인 <주식게임> 제작기의 그 게임이었어요.

발표 세션은 듣지 못하였지만, 슬라이드를 보며 직접 기획부터 개발,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1인으로 진행해 유의미한 수익까지 이뤄내신 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약간의 개발 권태기를 벗어나기 위해 간단한 게임을 만들고 유저가 즐기는 모습을 보고싶다라는 마음이 있어서 계획까지 세웠지만 계속 미뤄두고 있었는데, 이번에 발표 자료를 보고 게임도 직접 해보니 열정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었어요. ✌️

주식 게임은 50분간 5분 간격으로 주식들의 등락이 결정되고 등락에 대한 정보는 참여 인원들에게 랜덤으로 주어져요. 주식 수량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정보를 가지고 먼저 선점하는 게 매우 중요한 게임이었고 추가로 대출 시스템과 정보를 살 수 있는 시스템도 있었어요.

주식게임 티어 이미지

그리고 게임이 끝나면 자신의 최종 순위와 수익률에 따라서 티어를 매겨줘서 얼마나 잘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자타공인 더 지니어스 애청자인 저는 게임 설명을 듣고 필승법이 떠올라버렸습니다..
구매한 정보는 모두에게 기본 제공되는 정보와는 다른 정보라는 시스템이 있었는데 소수의 팀원을 모아서 각자 정보를 구매한 뒤 팀원들에게만 공유해서 먼저 오르는 주식을 선점하는 전략이 매우 우수해보였어요.

바로 근처에 있는 처음 뵌 2분과 연합하고 게임에 진지하게 임한 결과..!

주식게임 결과 이미지

네.. 아주 성대하게 말아먹었습니다. 너무 작전을 허술하게 세웠던 게 패착인 것 같았어요. 알고보니 초반 라운드에서는 정보 구매가 불가능했고, 9라운드 동안에 오르는 주식 정보를 세 명의 팀원이 모두 갖고 있을 리 없었으니까요.

작전이 물거품이 되고 어느샌가 정신을 차리니 전광판을 보며 사람들이 사는 주식을 따라사고 있었답니다. 현실에서도 이랬는데.. 게임에서까지 전형적인 개미 투자자가 돼버린 저였어요.

우울해진 상태에서 게임을 하던 도중에 옆에 있는 분과 얘기를 나눴는데, 3년 전 부트캠프에서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팀원 분이었어요..! 굉장한 우연이라 신기했고 주식 매매하면서 근황 이야기를 나눴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
오랜만에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다시금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알게 됐어요.

게임이 마무리된 후, 제일 최고 티어인 드래곤 티어를 달성하신 분은 전체 참가자 중 단 5명뿐이었고, 상위 1~3등에게는 소소한 상품과 함께 시상식이 진행돼었어요 ✨

하이안님, 비즈크러시 대표님, 테오님 그리고 테오의 놀이터 행사를 도와주신 여러 스태프 분들의 인사가 이어졌고 이후에는 본격적인 네트워킹의 뒤풀이 자리로 이어졌어요.

🍻 뒷풀이

아무래도 메인 행사가 게임이었던지라 개발 관련한 이야기는 많이 못 나눴던 게 아쉬웠는데요, 뒷풀이 자리에서는 다양한 주제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어요.

제가 앉은 테이블엔 취업한 지 1개월 된 신입부터 총 경력 10년차의 시니어 개발자까지 다양한 경력의 개발자 분들이 계셨고 총 8명이 있었는데 전부 프론트엔드 개발자! 였어요.

같은 분야인 만큼 자연스럽게 프론트엔드 기술 관련 이야기가 중심이 되었고, 시니어 개발자 분께서 리액트의 내부 동작을 설명하며 자신만의 기술 철학을 공유해주셨던 시간이 있었는데 그 때 굉장히 경외로움을 느낀 한 순간이었습니다.

기술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갖기 위해서는 다른 기술들과의 차이점, 장단점을 이해하고 기술의 역사와 동작 원리를 함께 공부해야 하고, 단순한 관심과 흥미만으로는 그러한 깊은 이해에 도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란 것을 어렴풋이 깨닫고 있어, 더더욱 영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그러다가 테오가 저희 테이블에 찾아와주셔서 테오의 이야기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FSD에 대한 생각이나 Tailwind에 대한 생각, 대 AI시대에 프론트엔드 기술은 어떻게 될 것인가 등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정말 좋았어요.

마치며

이번이 처음 경험하는 네트워킹이어서 과연 내가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지 가기 전에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걱정과 달리 굉장히 많은 걸 느끼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시간이었고, 한 문장으로 나타내자면 나에게 색을 입히는 과정과 같았어요.

'근묵자흑'이라는 사자성어처럼 사람은 주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기 마련이에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좋은 영향력을 받는 것이 네트워킹 자리의 KEY라고 느껴졌어요.

뛰어난 개발자들과 교류하면서 "저런 분과 함께 일해보고 싶다..", "정말 대단하다" 라는 감탄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내가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았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을 롤 모델 삼아 어떤 노력을 해왔을까 생각해보며 공통 분모를 찾고, 그걸 목표로 노력해 나아간다면 저에게도 그러한 특징이 발현될 거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했지만, 약간 무거운 마음과 영감을 안고 집으로 돌아갔던 하루였어요.